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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상에는 기업이 참 많습니다. 다들 무얼 하는 회사일까요. 쪼개지고 합쳐지고 간판을 새로 다는 회사도 계속 생겨납니다. 새로운 사업을 시작하기도, 수년을 하던 사업을 접기도 합니다. 다이내믹한 기업의 산업 이야기를 현장 취재, 데이터 분석 등을 통해 쉽게 전달해드립니다.
한화엔진 창원공장에서 선박엔진이 만들어지고 있다. [한화엔진 제공]
[헤럴드경제=한영대 기자] 재계서열 7위 한화가 승승장구하고 있다. 올해 들어 국내 기업 중 6번째로 시가총액 100조원 돌파에 성공했다. 그룹 계열사들이 고른 활약을 보여주 취업후상환학자금대출 면서 기념비적인 성과를 달성한 것이다. 선봉장은 단연 한화에어로스페이스와 한화오션이다. 한화에어로스페이스는 글로벌 방산 시장에서 대규모 수주 계약을 연이어 체결했다. 한화오션은 미국 조선업 부활 프로젝트인 ‘마스가(MASGA)’를 수행할 핵심 조선사로 주목받고 있다.
한화에어로스페이스와 한화오션만큼 주목을 받지 못하고 있지만, 영업이익이 청약저축 가파르게 상승하면서 한화의 상승세에 이바지한 기업이 있다. 바로 선박엔진 기업인 한화엔진이다.
친환경 엔진 앞세워 수주잔고 4조 돌파
한화엔진 창원공장 내부 모습. [한화엔진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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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화엔진의 올해 상반기 매출, 영업이익은 각각 7059억원, 561억원이다. 작년 같은 기간(매출 5799억원, 영업이익 381억원)보다 21.7%, 47.2% 증가했다. 수주액도 치솟고 있다. 올해 상반기 신규 수주액은 1조6179억원이다. 전년 동기(6469억원) 대비 2배 이상 늘어났을 뿐만 아니라 지난해 전체 수주액(1조6 대부업등록서류 490억원)에 일찌감치 근접했다. 연이은 수주에 수주잔고는 지난 6월말 기준 4조139억원까지 상승했다. 지난해 말(3조3842억원) 대비 18.6% 늘었다.
한화엔진의 활약은 전방 산업 호황에 따른 것이다. 코로나 여파로 한동안 꺾였던 글로벌 선박 시장이 최근 2년간 호황기를 누리면서 선박의 심장 역할을 하는 선박엔진 수요가 치솟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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선박엔진 주문이 쏟아진 가운데 한화엔진은 이중연료(DF) 엔진을 앞세워 수주 릴레이를 이어갔다. DF 엔진은 기존 연료인 디젤과 액화천연가스(LNG), 메탄올 등 친환경 연료를 선택적으로 사용할 수 있다. 친환경 연료를 활용할 수 있어 시장에선 DF 엔진을 친환경 엔진으로 분류하고 있다. 국제해사기구(IMO)의 탈탄소 규제로 DF 엔진을 주목하는 고객사들은 늘어나고 있다.
한화엔진은 DF 엔진 분야에서 확실한 입지를 구축하고 있다. 2013년 세계 최초로 DF 저속엔진 양산화에 성공한 기업이 바로 한화엔진이다. 올해 상반기 기준 선박엔진 신규 수주액 중 DF 엔진 비중은 85%이다. DF 엔진 주문이 밀려들자 한화엔진 공장은 연일 풀가동되고 있다.
글로벌 선박 수주량 1위 국가인 중국마저 한화엔진의 DF 엔진을 적극적으로 채택하고 있다. 지난 6월말 기준 한화엔진의 선박엔진 수주잔고에서 중국이 차지하는 비중은 45%이다. 중국은 한국 선박엔진에 대한 의존도를 낮추기 위해 연구개발(R&D) 경쟁력을 강화하고 있지만, 기술적 난도가 높아 국산화에 어려움을 겪는 것으로 알려졌다.
한화 인수 후 사업 경쟁력 강화 전념
한화엔진이 제작한 선박엔진이 이동되고 있는 모습. [한화엔진 제공]
한화엔진은 최근 무서운 상승세를 달리고 있지만, 그 어떤 회사보다 많은 우여곡절을 겪었다. 대내외 불확실성을 이유로 모회사가 수시로 바뀌면서 사명 변경이 잦았다. 출발은 1983년 한국중공업(현 두산에너빌리티) 내 설립된 선박엔진 사업부이다. 이후 IMF 사태때 정부 주도의 산업 빅딜이 이뤄지는 과정에서 한국중공업과 삼성중공업의 선박엔진 사업 간 합작계약 체결이 이뤄지면서 HSD엔진이 탄생했다.
HSD엔진은 얼마가지 않아 두산엔진으로 바뀌었다. 2000년대 초반 한국중공업이 두산에 매각되는 과정에서 HSD엔진이 두산 산하로 들어가게 되면서 사명이 바뀌었다. 영원할 줄 알았던 두산엔진이란 사명은 2018년 HSD엔진으로 되돌아갔다. 두산이 재정난으로 두산엔진을 사모펀드에 매각하면서 이뤄진 일이다.
HSD엔진이 한화의 식구가 된 건 지난해이다. 한화는 2023년 대우조선해양(현 한화오션) 인수를 기점으로 선박 건조부터 엔진 제작까지 가능한 토탈 선박 제조 기업을 꿈꿨다. 선박 핵심 부품의 제조 기술을 보유해야 글로벌 선박 시장에서 우위를 점할 수 있다고 판단한 것이다. 한화는 HSD엔진의 DF 엔진 역량을 높이 평가해 인수를 추진했다.
한화엔진은 한화라는 든든한 기반을 얻게 된 후 사업 경쟁력 강화에 더욱 전념할 수 있게 됐다. 그 결과 지난달 세계 최초로 LNG 운반선용 가변압축기(VCR) 적용 X-DF 엔진 생산에 성공했다. VCR 기술은 운항 조건에 따라 엔진 압축비를 실시간으로 조절해 연료 효율을 끌어올릴 수 있는 기술이다. LNG 연료가 다 타지 않고 대기 중으로 새어나가는 메탄슬립을 기존 대비 최대 50%까지 줄일 수 있다. 한화엔진은 현재까지 약 70대, 7000억원 규모의 VCR 적용 엔진 수주를 이미 확보했다.
신사업인 애프터 마켓(AM, 선박엔진 사후관리) 사업에서도 두각을 나타내고 있다. 올해 2월 국내 해운사인 팬오션과 196억원 규모의 선박엔진 장기유지보수계약(LTSA)을 체결했다. 이로써 한화엔진은 올해부터 5년간 팬오션에 공급된 한화엔진 27대의 유지보수를 진행하게 됐다.
올해 2분기 기준 한화엔진 전체 매출에서 비엔진 사업(AM 사업 포함)이 차지하는 비중은 10.6%이다. 한화엔진은 사업 포트폴리오 다각화 차원에서 AM 사업 비중을 계속 늘릴 계획이다. 한화엔진 관계자는 “최근 발주량이 급증한 DF 엔진에서 LTSA 수요가 크게 늘어나고 있다”며 “LTSA 시장은 향후 지속적인 성장세를 보일 것”이라고 자신했다.
한화엔진 임직원들이 LNG 운반선용 가변압축기(VCR) 적용 X-DF 엔진 생산을 기념해 단체사진을 촬영하고 있다. [한화엔진 제공]
한화·HD현대, 선박엔진에서도 경쟁
한화엔진 창원공장 외부전경. [한화엔진 제공]
승승장구하고 있는 한화엔진의 목표는 HD현대중공업과의 격차를 좁히는 것이다. HD현대중공업은 선박뿐만 아니라 선박엔진 시장에서도 확실한 입지를 구축하고 있다. 글로벌 선박엔진 시장에서 30%가 넘는 점유율로 선두를 차지하고 있다. 한화엔진은 점유율 20%대로 2위를 기록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HD현대중공업은 선두 자리를 굳히기 위해 신기술을 선보이고 있다. 지난해에는 세계 최초로 고압 직분사 방식의 암모니아 엔진 개발에 성공했다. 암모니아가 이산화탄소를 전혀 배출하지 않는 연료인 점을 고려했을 때 HD현대중공업은 이번 기술 개발로 친환경 엔진 시장에서 입지를 더욱 강화하게 됐다.
HD현대중공업이 채택한 고압 직분사 방식은 엔진 연소실에서 공기를 압축시킨 후 높은 압력으로 암모니아 연료를 분사해 연소시키는 방식이다. 이는 연료 효율을 높일 뿐만 아니라 온실가스 배출을 크게 줄일 수 있다는 장점을 갖고 있다.
HD현대중공업에 뒤질세라 한화엔진도 한화오션, 삼성중공업과 손잡고 암모니아 엔진 개발을 진행하고 있다. 한 재계 관계자는 “한화와 HD현대가 선박을 넘어 선박엔진 사업에서도 치열한 신경전을 이어갈 것”이라고 분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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